서울시가 공공기술 이전을 발판으로 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겨냥해 새 지원 프로그램을 출범시키며, 초기 창업 기업의 사업화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서울창업성장센터가 운영하는 ‘Tech trade on(서울스타트업플러스)’은 특허 양도나 실시권 방식으로 공공기술을 이전받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 부담을 낮춰, 연구 성과가 시장으로 이어지지 못해 생기는 ‘죽음의 계곡’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 생성형 AI 확산으로 검색과 구매 여정이 바뀌고, 기술 경쟁이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공공기술 상용화는 도시 단위 혁신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해왔다. 서울시는 기존 창업허브 중심의 글로벌 진출·개방형 혁신 정책과 함께, 기술 이전 단계부터 촘촘히 받쳐 ‘아이디어가 특허를 만나 제품이 되고, 그 다음 투자와 해외시장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제도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현장에서는 “특허료 몇 천만 원의 문턱이 낮아지면, 검증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팀들이 더 빨리 시장 테스트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서울창업성장센터 Tech trade on 프로그램 출범 공공기술 이전 비용 지원
이번 프로그램은 공공기관·대학·출연(연)이 보유한 특허를 이전받아 제품화하려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료 일부를 지원하는 구조다. 지원 대상은 서울에 본사를 둔 업력 7년 미만 창업 기업으로, 접수는 2025년 3월 20일 오전 9시부터 12월 31일 23시 59분까지 진행된다.
지원 방식은 특허 양도와 실시권으로 나뉜다. 통상실시권과 전용실시권은 3~10년 범위에서 설정할 수 있도록 했고, 이전 가능한 특허 수 자체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비용 지원은 구간별로 상한이 명확하다. 정액기술료가 1,000만원 미만이면 건당 300만원을 최대 2건까지, 1,000만원 이상이면 건당 600만원을 최대 1건까지 지원한다. 부가세는 신청 기업이 부담한다.
신청은 이메일과 온라인 접수를 병행한다. 서울창업성장센터가 안내한 확인 사이트에서 기술 목록을 살펴본 뒤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첨부된 목록에서 특허를 선택해 이메일로 제출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자력으로 발굴한 공공기술의 경우, 기술이전을 진행하기 전에 수요기술조사서를 사전 제출하고 서울창업성장센터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공공기술 상용화가 핵심이 된 배경 서울의 창업 지원 정책과 성과
서울시의 창업정책은 창업허브를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과 개방형 혁신, 그리고 미래산업 분야 유망 기업 발굴에 무게를 두고 전개돼 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5년 창업지원 허브 4곳에 265억원을 투입해 약 800개 스타트업을 선발·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창업허브 공덕(로봇·AI), M+(마곡, IT·나노), 성수(ESG), 창동(뉴미디어) 등 권역별 특화 전략을 세워 운영해 온 흐름이 이번 기술이전 지원과도 맞닿아 있다.
정책 효과를 보여주는 지표도 제시됐다. 같은 보도에서 서울시는 그간 지원 정책을 통해 누적 907개사가 해외 진출에 성공했고, 투자 유치 1,827억원, 매출 2,384억원, 해외 법인설립 117개사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창업도시 경쟁력 측면에서는 글로벌 창업생태계 평가기관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 평가에서 ‘창업하기 좋은 도시’ 9위에 올랐다는 기록도 언급됐다.
다만 글로벌 진출이나 대기업 연계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 이전 단계인 기술의 ‘원천’ 확보가 탄탄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술력은 있으나 특허 확보나 이전 계약 과정에서 자금과 실무 역량이 부족한 초기팀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공공기술 이전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구조를 꺼내든 배경에는, 기술 기반 혁신의 출발점에서 병목을 줄이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기술 스타트업에 미칠 영향 특허 이전부터 투자와 시장 검증까지
현장에서는 이번 제도가 “기술 검증→제품화→시장 반응 확인”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예컨대 의료·바이오나 로보틱스처럼 규제와 실증이 중요한 분야는, 이미 공공연구에서 검증된 특허를 바탕으로 초기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느냐가 생존을 좌우한다. 비용 지원이 수백만 원 단위로 보일 수 있지만, 시제품 제작비와 특허 관련 법무비가 동시에 발생하는 초기 국면에서는 ‘첫 계약’을 열어주는 마중물로 작동한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동시에 해외 거점과 네트워크를 늘리고, 대·중견기업과의 개방형 혁신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혀왔다. 기술이전 지원이 ‘공공기술의 시장 진입’을 돕는다면, 창업허브의 글로벌 프로그램은 ‘해외 실증과 판로’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다. 특히 창업허브 창동이 글로벌 마케팅과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해외 판로 개척을 돕는다고 설명한 대목은, 기술만으로는 팔리지 않는 시대에 맞춘 접근으로 해석된다.
이 흐름은 온라인 환경 변화와도 맞닿는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검색과 구매 행동이 재편되면서 기술기업의 온라인 가시성과 브랜드 신뢰가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관련 시장 변화는 AI 대안 검색엔진 시장 변화 같은 보도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제품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준을 넘어, 발견되고 선택되는 문제까지 풀어야 하는 시대라는 뜻이다.
공공기술의 민간 이전이 늘면, 국가 차원의 AI·첨단기술 전략과도 결이 맞아떨어진다. 정책 환경을 둘러싼 논의는 국가 AI 발전 계획 관련 이슈처럼 계속 확장되는 추세다. 결국 관건은, 이전된 특허가 실제 매출과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후속 실증·규제 대응·자금 조달이 얼마나 촘촘히 붙느냐다. 서울시가 공공기술 이전 지원을 ‘출발선’으로 깔아둔 만큼, 다음 단계의 성과 관리가 정책의 신뢰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