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둘러싸고 미국 금융권과 암호화폐 업계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금융권과 암호화폐 업계 간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대한 의견 대립과 최신 동향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스테이블코인 수익(이자에 준하는 보상)을 둘러싼 규제 방향을 놓고 미국 금융권암호화폐 업계의견차가 다시 선명해졌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가 4월 초 공개한 분석은 “수익 제공을 금지해도 은행 대출을 유의미하게 지키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며, 스테이블코인 보상 금지 확대를 요구해온 은행권의 핵심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논쟁의 무대는 2025년 7월 발효된 ‘GENIUS Act’와, 디지털자산의 분류와 감독권한을 정리하려는 ‘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of 2025’의 상원 논의 과정이다. 발행자 이자 지급을 막는 GENIUS Act의 틀을 유지하되, 거래소 등 중개 플랫폼을 통한 ‘우회적 보상’까지 제한할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디지털 결제 인프라와 은행 예금 기반의 경계가 어디까지 재설계될지 시선이 쏠린다.

백악관 CEA 보고서, 스테이블코인 ‘수익 금지’ 효과에 의문 제기

CEA가 공개한 21쪽 분량의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전면 차단하더라도 은행 예금과 신용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Fed)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대출·유동성 관련 데이터,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에 대한 공개 자료, 그리고 가계가 자산 간 자금을 옮기는 방식을 추정한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정형화된 경제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자금의 ‘이동’이 곧바로 시스템 전체의 예금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매입에 쓰인 자금이 준비금 운용 과정에서 미 국채 등으로 재투자되고, 그 자금이 다시 다른 금융기관에 예치되면서 전체 예금 규모가 대체로 유지되는 경로를 제시했다. 다시 말해, 일부 은행에서 유출이 발생해도 금융 시스템 차원에서는 흡수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보고서는 준비금 중 대출을 실질적으로 제약할 수 있는 형태로 남아 있는 비중을 약 12%로 추정하면서, 그마저도 은행의 준비금·유동성 완충장치에 의해 잠재 충격이 희석된다고 봤다. 그 결과 “수백억 달러가 예금과 스테이블코인 사이를 오가더라도, 새 대출로 전환되는 규모는 극히 일부”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미국 금융권과 암호화폐 업계가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GENIUS Act와 CLARITY Act를 둘러싼 금융규제 충돌, 은행권은 ‘우회 보상’ 차단 요구

이번 논쟁은 2025년 7월 대통령 서명으로 발효된 GENIUS Act의 ‘발행자 이자·수익 제공 금지’ 조항을 넘어, 거래소 등 제3자 경로를 통한 ‘수익률 유사 보상’을 어디까지 막을지로 확장됐다. CEA는 CLARITY Act 논의 과정에서 “중개업체를 통한 보상까지 추가로 제한하는 업데이트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금지 확대가 소비자 편익을 줄이면서도 은행 대출을 거의 보호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문제 제기는 오래됐다. 미국은행가협회(ABA) 등은 스테이블코인이 고수익 예금과 경쟁하기 시작하면 예금이 디지털 달러로 이동해 대출 재원이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 쟁점은 상원 내에서도 정치적 관심사가 됐고, 공화당 톰 틸리스(Tom Tillis) 상원의원과 민주당 안젤라 알소브룩스(Angela Alsobrooks) 상원의원 등이 ‘메인스트리트’ 지역은행에 타격을 주지 않는 타협안을 모색해 왔다.

다만 CEA는 “문제는 예치금의 절대규모가 아니라 구성 변화”라는 취지로, 충분한 준비금 체계 하에서는 은행 간 예금 재배치가 즉각적인 대차대조표 축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수익 금지 시나리오에서 커뮤니티 뱅크가 차지하는 ‘추가 대출’ 비중을 24%로 추정하면서도, 규모는 약 5억 달러, 증가율로는 약 0.026%에 그친다고 적시했다.

디지털 자산 전반의 관할과 시장 구조를 다루는 CLARITY Act 맥락은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법안의 분류체계와 감독권한 배분을 요약한 자료로는 CLARITY Act 디지털자산 분류 쟁점이 인용된다. 이처럼 ‘룰북’을 둘러싼 공방은 단순한 코인 산업 이슈를 넘어, 미국의 금융규제 체계가 디지털 결제와 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어디까지 제도권에 편입할지와 직결된다.

쟁점은 결국 ‘은행 예금 보호’와 ‘신규 디지털 금융 서비스 경쟁’ 사이의 우선순위다. CEA 보고서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금지 강화가 만들어낼 비용 대비 효과를, 입법 과정에서 더 촘촘히 따져 묻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소비자 수익과 디지털 결제 혁신 사이, 암호화폐 업계는 ‘경쟁 촉진’ 근거로 활용

CEA 분석은 소비자 관점에서도 파급이 크다. 보고서는 수익을 제거하면 전통 예금과 경쟁하는 달러 기반 디지털자산의 기대수익이 낮아지고, 의미 있는 신용 공급 개선 없이 사용자 편익이 줄어드는 ‘순복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규제당국이 보상 제한을 정당화하려면,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가계·중소기업에 실질 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를 근거로 “보상이 곧 시스템 리스크”라는 프레임에 균열이 생겼다고 본다. 특히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이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보상 설계는 단순 ‘금리’ 논쟁이 아니라 사용자 유입과 네트워크 효과에 직결되는 인센티브 구조다. 업계가 ‘보상 허용’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결제·송금·정산 서비스가 은행 앱뿐 아니라 디지털자산 지갑과 거래 플랫폼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있다.

이 과정에서 규제 환경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논의된다. 미국 내 집행 환경과 제재 기조 변화에 관한 정리로는 미국 암호화폐 규제 재검토 흐름 같은 자료가 거론된다. ‘규제 명확화’가 기관 참여를 늘릴 수 있다는 기대와, ‘우회 보상’까지 틀어막는 접근이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결국 의회가 어떤 선을 긋느냐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이 예금과 유사한 상품으로 취급될지, 혹은 지급결제용 디지털자산 인프라로 자리매김할지가 갈린다. 이번 CEA 보고서는 그 경계선이 입법 문구보다 ‘데이터와 모델’로 다퉈지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줬다.

상원 협상과 후속 가이드라인 논의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이 요구하는 추가 제한이 실제로 법제화될지, 아니면 발행자 중심의 금지 원칙에 머물지 관심이 모인다. 디지털 달러 경쟁이 본격화된 환경에서, 미국의 선택은 다른 국가들의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에도 기준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