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비트코인 채굴사들이 올해 1분기 들어 보유 물량을 대거 처분하면서, BTC 시장에 다시 매도 압력이 쏠리고 있다. 더에너지매그(TheEnergyMag) 집계에 따르면 마라 홀딩스(MARA Holdings), 클린스파크(CleanSpark), 라이엇 플랫폼스(Riot Platforms), 캔고(Cango),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 비트디어(Bitdeer) 등 주요 상장 채굴 기업들은 1분기 동안 총 3만2,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대규모 매도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테라-루나 사태 당시로 언급되는 급격한 유동성 경색 구간의 매도량을 넘어선 수준으로, 채굴 업계의 현금화 속도가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이 특정 구간에서 반등과 조정을 반복하는 가운데, ‘생산량을 웃도는 매도’가 이어질 경우 단기 가격 변동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장 채굴사 1분기 3만2,000BTC 매도… 해시가격 하락이 촉발한 현금화
이번 흐름의 핵심은 수익성 압박이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해시가격(hash price)은 페타해시당 약 33달러 수준으로, 업계가 흔히 거론하는 손익분기점인 35달러를 밑돌고 있다. 채굴 수익이 전기료와 장비 감가를 감당하지 못하는 구간으로 내려가면서, 전체 채굴자의 약 20%가 비수익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빠르다. 미국 상장 채굴사들은 최근까지 ‘생산분만 매각하고 보유분은 축적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곤 했지만, 1분기에는 운영자금 확보를 이유로 보유 물량까지 매각하는 사례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네트워크 해시레이트 증가, 블록 보상 감소, 에너지 비용 상승이 동시에 겹치며 “현금 흐름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올라왔다”는 분위기를 전한다.
이 같은 흐름은 가격대에 대한 투자자 관심과도 맞물린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 구간 변화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6만8천 7만 달러 흐름을 둘러싼 해석이 이어졌는데, 채굴사 물량이 시장으로 출회되는 순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채굴자 보유량 감소와 거래소 유입… 온체인 지표가 보여준 매도 압력 신호
온체인 데이터는 이번 채굴자들의 현금화가 단발성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채굴자 보유량이 2023년 말 약 186만 BTC에서 최근 180만 BTC 수준으로 줄었다고 집계했다. 가격 상승 국면에서 보유량이 늘기보다 감소했다는 점은, 일부 기업들이 장기 축적보다 현금화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채굴사 매도는 늘 있어 왔다’는 반론도 나온다. 다만 이번에는 규모와 타이밍이 다르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해시가격이 손익분기점을 하회한 상황에서 대규모 매도가 이어지면, 현물 시장의 공급 부담이 커지고 단기적으로는 매도 압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에서는 거래소 유동성, 파생시장 청산,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 등이 연쇄적으로 겹치며 가격 변동을 키울 수 있다.
실제 기업 단위의 이동도 주목을 받는다. 마라톤의 물량 이동을 다룬 Marathon Digital 250 BTC 이동 사례처럼, 채굴사의 지갑 이동은 시장 참여자들이 민감하게 추적하는 신호가 됐다. 거래소로의 유입이 확인될 경우 ‘즉시 매각’ 기대가 커지며 심리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코인셰어스 경고와 세일러의 매수 시사… 기업 전략 엇갈리며 시장 구조도 변화
전통적으로 채굴사는 ‘생산과 매각’을 반복하는 운영기업이지만, 최근에는 기업별 전략 차이가 더 선명해지고 있다.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경우 고비용 채굴자를 중심으로 추가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력 단가가 높은 지역에서 운영하는 기업, 구형 장비 비중이 큰 사업자는 손익 방어를 위해 보유분을 더 빨리 덜어낼 수 있다는 맥락이다.
반면 같은 기업 영역에서도 정반대의 행보가 나타난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이끄는 스트래티지(Strategy)는 최근 추가 매수를 시사하며 ‘보유를 통한 자산 축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채굴 기업과 자산 보유 기업의 방향이 갈리면서, 시장에서는 한쪽에서 공급이 늘고 다른 쪽에서 흡수가 이뤄지는 ‘동시 진행’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결국 관건은 채굴사의 매도 속도가 둔화되는 시점과, 시장이 그 물량을 흡수할 수 있는 수요가 맞물리는 지점이다. 채굴 업계의 현금화가 이어질수록 단기 공급 부담은 커지지만, 그 과정에서 비효율 사업자가 정리되고 산업이 재편되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지금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하락·상승이 아니라, 암호화폐 산업의 ‘채굴 비용 구조’가 비트코인 시장의 리듬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