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2025년 8월 18일 시작되자 북한이 다시 한 번 수위를 조절한 비난과 경고를 내놓으며 추가반응을 이어갔다. 훈련은 28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는 정례 군사훈련으로, 한국군 약 1만 8000명과 주한미군 등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워싱턴은 방어 목적의 연합 대비태세 점검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평양은 이를 ‘침략 연습’으로 규정해 왔다. 특히 이번에는 노광철 국방상이 직접 담화를 통해 “미한의 적대적 위협”을 거론하며 자위권 차원의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훈련 국면은 단순한 군사 이벤트를 넘어 남북관계와 국내 정치, 그리고 동맹 조율이 동시에 걸린 시험대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9·19 군사합의’의 단계적 복원 의지를 밝힌 직후여서, 정부의 ‘억제와 대화’ 병행 기조가 실제로 작동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군 당국은 물리적 도발뿐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충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열흘의 훈련 기간 동안 한반도의 긴장이 어디까지 높아질지, 그리고 외교의 공간이 살아남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을지 자유의 방패 UFS 합동군사훈련 시작과 한미의 설명
한미 군 당국은 8월 18일부터 UFS를 가동하며 지휘소연습(CPX)과 야외기동훈련(FTX)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시나리오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뿐 아니라 최근 전장 환경의 변화도 반영됐다는 게 핵심 설명이다. 다만 폭염과 훈련 여건을 고려해 계획된 FTX 40여 건 가운데 절반가량이 다음 달로 미뤄졌고, 군은 “목표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연합훈련과 함께 전국 단위 ‘을지연습’도 18~21일 진행했다. 약 4000여 개 기관, 58만 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고, 20일에는 공습 상황을 가정한 민방위 대피훈련과 ‘길 터주기’ 훈련이 동시에 실시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군사적 억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위기 대응 역량을 함께 점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은 동맹 차원의 안보 메시지와 국내 안전 체계 점검이 맞물리는 장면이기도 하다. 관련 흐름은 서울 워싱턴 간 연합훈련 맥락에서도 함께 언급된다. 결국 관건은 ‘훈련의 메시지’가 억제력 강화로만 남을지, 아니면 상황 관리로 이어질지다.
북한의 추가반응 노광철 담화와 김여정 발언의 포인트
북한은 훈련 개시 전부터 강경 메시지를 발신했다. 노광철 국방상은 8월 10일 담화에서 한미의 훈련을 강하게 규탄하며, ‘계선을 넘어 도발’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주권적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북한 매체들도 UFS를 “불의적인 선제타격을 노린 대규모 실전 연습”으로 규정하며 전통적인 프레임을 반복했다.
다만 통일부는 이번 발표를 ‘격은 높였지만 표현 수위는 조절한 형태’로 평가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과거 총참모부 보도나 국방성 공보실장 담화와 비교해 발표 주체가 올라갔다고 언급하면서도, 군사적 위협을 전면화하기보다 입장 표명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했다. 이는 북한이 군사력 시위의 즉각적 확대보다는 국면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신호로 읽힌다.
북한의 ‘확성기’ 논쟁도 같은 결을 보여준다. 합동참모본부는 8월 9일 북한군이 전방 일부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는 활동이 식별됐다고 밝혔지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8월 14일 담화에서 철거 사실을 부인하며 “그럴 의향도 없다”고 말했다. 현장 동향과 정치적 메시지가 엇갈리는 지점에서, 북한이 긴장을 조절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강경 노선을 유지하려는 계산이 엿보인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관련 흐름은 평양의 한미 군사훈련 비판과 합참이 공개한 북한 군사활동을 통해서도 요약된다. 결국 북한의 추가반응은 ‘발언의 강경함’과 ‘행동의 선택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남북관계와 외교 안보 셈법 대화 제스처와 국내 정치의 교차
훈련 국면에서 서울은 두 개의 메시지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 하나는 UFS를 통한 연합 대비태세 확인이고, 다른 하나는 대화의 문을 닫지 않겠다는 외교 신호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체제를 존중하면서 ‘9·19 군사합의’의 단계적 복원 가능성을 언급했고, 18일 을지국무회의에서는 가능한 남북 합의부터 순차 이행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북 유화 제스처가 억제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최은석 수석대변인은 9·19 합의가 과거에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평화는 억지력에서 나온다”는 취지로 정부 기조를 겨냥했다. 정권의 대북 접근이 국내 정치의 쟁점이 될수록, 북한의 반응 또한 ‘남남갈등’의 틈을 파고드는 방식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군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나 신형 무기 시험뿐 아니라 대남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감시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북한의 사이버 위협이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 영역과 맞물려 확장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고, 군사 충돌의 전선이 물리적 공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한반도 긴장의 변곡점은 군사 행동 자체뿐 아니라, 정보·심리전과 사이버 공간에서의 우발적 충돌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국면의 온도는 한반도 군사 긴장 고조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UFS가 끝나는 시점까지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수위를 조절할지, 그리고 서울이 ‘강한 국방’과 ‘관계 관리’를 한 프레임에 담아낼 수 있을지가 다음 국면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