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당국이 청년 실업과 관련한 데이터를 잇달아 공개하면서, 표면적인 통계와 현장의 체감 사이 간극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의 고용보조지표3(이른바 체감실업률)은 16.4%로 집계돼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실업률은 6.0%로 변동이 없었고 실업자 수도 23만 명으로 오히려 감소했지만, ‘일을 하고 있어도 충분히 벌지 못하는’ 상황이 늘면서 지표가 악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년층 취업자가 큰 폭으로 줄며 고용률까지 흔들린 점은 경제 불확실성이 노동시장에 남긴 흔적을 보여준다. 당국이 공개한 수치를 놓고 “왜 취업자 수는 줄고, 체감은 더 나빠졌나”라는 질문이 커지는 가운데, 지표가 담아내는 ‘불완전 취업’의 확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통계청 KOSIS 공개 데이터로 본 청년 체감실업률 16.4%의 의미
이번에 공개된 핵심은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의 상승이다. 이 지표는 통계청이 집계하는 공식 통계 가운데 ‘실제로 느끼는 고용 사정’을 더 넓게 포착하려는 성격이 강해, ‘체감실업률’로 불린다.
통계청 기준의 ‘실업자’는 최근 1주일 동안 일을 하지 않았고, 일이 주어지면 바로 할 수 있으며, 최근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사람에 한정된다. 반면 고용보조지표3은 여기에 ‘잠재취업가능자’와 ‘잠재구직자’ 같은 잠재경제활동인구, 그리고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까지 포괄해 계산한다.
그 결과 지난달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16.4%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 폭은 2021년 2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집계됐다. 숫자가 말하는 것은 단순히 ‘실업자가 늘었다’가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채워지지 못한 일자리 수요가 청년층에서 다시 커졌다는 점이다.

실업률은 그대로인데 체감만 악화한 배경과 노동시장 신호
공식 청년층 실업률은 6.0%로 전년과 같았고, 실업자 수는 23만 명으로 1만 6천 명 감소했다. 그럼에도 체감지표가 악화한 대목은 ‘실업’이 아니라 ‘불완전 취업’이 넓어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지난달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13만 1천 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1천 명 증가했다. 주당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더 일하고 싶고 추가로 일할 수 있다고 답한 이들이 늘어난 셈이다. 통계상으로는 취업자에 포함되지만, 소득과 근로시간이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체감지표를 끌어올린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던 20대 취업준비생이 낮에는 단기 물류 일용직을 병행하는 사례는, 통계에선 ‘취업’으로 잡히지만 체감은 ‘불안정’에 가깝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경력직 채용 비중을 키우는 흐름이 이어질수록, 경력 공백이 긴 청년은 단기·임시 일자리로 밀려나는 압력을 받는다. 결국 청년실업을 ‘실업률 하나’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이번 데이터 공개의 함의다.
청년 고용률 44.8%와 ‘쉬었음’ 43만 4천 명이 던지는 과제
당국이 공개한 같은 달 지표에서 더 무거운 장면은 청년층 고용률이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4.8%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했고, 취업자는 21만 8천 명 줄어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고용률 하락은 단순한 경기 지표를 넘어, 청년의 생애 진입 경로 자체가 흔들린다는 뜻을 갖는다. 졸업 직후 첫 일자리에서 경력을 쌓지 못하면 이후 이직과 임금 상승의 기회가 좁아지는 ‘초기 경력 페널티’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경제가 불안할수록 기업은 검증된 경력을 선호하고, 그 문턱은 신입에게 더 높아진다.
여기에 ‘쉬었음’ 청년이 전년 동월 대비 9개월 연속 늘어 43만 4천 명을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집단이 커지는 현상은, 단순한 경기 요인뿐 아니라 구직 장기화로 인한 이탈, 일자리 질에 대한 불일치, 심리적 피로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나타난다. 이 지점에서 청년층 노동시장은 ‘일자리 수’와 ‘일자리 질’, 그리고 ‘구직 지속 가능성’이라는 세 갈래 숙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당국의 공개 데이터가 보여준 것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청년층의 실업 문제는 실업률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취업 후에도 안정과 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확산되는지 여부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