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미국이 무기·마약 밀수를 겨냥한 조직범죄 대응 체계를 한층 촘촘히 엮고 있다. 브라질 연방 국세청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데이터 연계를 바탕으로 공동작전과 정보 공조를 추진하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흐름을 실시간에 가깝게 추적하겠다는 구상이 본격화됐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코만두 베르멜류’ 소탕을 목표로 한 대규모 범죄단속이 진행되는 가운데, 작전 방식과 인명 피해를 두고 과잉 진압·인권 침해 논란이 번지고 있다. 치안 강화를 내세운 법집행의 속도가 올라가는 만큼, 안전보장과 인권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국제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 미국 데이터 연계로 조직범죄 공동작전 추진
브라질 정부는 미국과 함께 조직범죄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수위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브라질 연방 국세청과 미국 CBP 간 정보·데이터 연계를 통해, 무기와 마약의 유통 경로를 조기에 포착하고 차단하는 데 있다. 항만과 공항, 국경을 거치는 화물이 복잡한 공급망을 타고 이동하는 만큼, 통관·물류 단계에서의 이상 징후를 함께 들여다보겠다는 계산이다.
리우데자네이루를 거점으로 확산해온 범죄 네트워크는 브라질 국내를 넘어 인접국까지 영향을 미쳐왔다. 브라질 치안 당국이 지목한 대표적 조직인 코만두 베르멜류는 1970년대부터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약·무기 밀매와 폭력 범죄를 통해 빈민가를 중심으로 세력을 넓혀왔다. 당국이 ‘정보 연결’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이런 조직이 국경 밖 거점까지 활용하며 단속을 피해왔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이번 공조는 단속의 ‘국내전’에서 ‘공급망 추적’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신호로도 읽힌다. 단속이 현장 충돌로만 귀결될 경우 비용과 피해가 커지는 만큼, 데이터 기반 선제 차단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다음 국면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대규모 범죄단속, 인명 피해와 인권 논란 확산
현장에서는 강경한 법집행이 이미 진행 중이다. 리우데자네이루주 정부는 갱단 활동 지역 봉쇄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혔고,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헬기 2대와 장갑차 32대가 동원됐으며 투입 인력은 약 2,500명 규모로 전해졌다. 작전 과정에서 무장 조직원들과의 교전이 벌어졌고, 경찰 2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민 3명이 총상을 입었다는 내용도 함께 전해졌다.
다만 작전이 길어지면서 피해 규모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한 방송 보도에서는 단속 과정 사망자가 최소 132명에 이른다는 주민 측 주장과 함께, 하부 조직원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거리 곳곳에 시신이 놓였다는 묘사까지 나오자,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며 주지사 사퇴를 요구하는 장면도 전해졌다. ‘전쟁을 방불케 한다’는 지역사회 반응은 단속의 강도만큼이나 사회적 긴장을 드러낸다.
현장에서는 드론을 동원한 폭발물 투하 정황까지 언급되며 충돌 양상이 격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치안 회복’이라는 목표가 분명하더라도, 작전 방식이 폭력의 악순환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커지는 이유다.
유엔 우려와 상원 청문회, 국제협력 속 안전보장 과제
논란이 국제 무대로 번지면서 국제협력의 또 다른 축인 인권 감시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유엔 인권최고사무소(OHCHR) 대변인은 반복되는 급습 작전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계 후손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급습 중심의 단속이 지역사회 불신을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치안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브라질 연방정부도 움직였다. 연방 상원 인권위원회가 주 당국에 해명을 요구했고, 다음 달 주지사와 경찰 수장 등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 정부는 사망자들이 모두 범죄자이며, 현장에서 반격이 있었고 정당한 작전 수행을 위한 불가피한 결과였다는 취지로 맞서고 있다. 치안 당국이 ‘정당성’을 강조하는 만큼, 청문회는 작전의 절차·감시 체계를 어디까지 보강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여파는 국경을 넘어 확산됐다. 브라질과 국경을 맞댄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범죄자들이 단속을 피해 넘어오는 상황을 차단하겠다며 최고 수준의 경계 경보를 발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범죄가 인접국의 국경 관리까지 흔드는 국면에서, 브라질·미국 간 공조가 실제로 공급망과 이동 경로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안전보장의 핵심 과제로 남는다.
리우 현장의 강경 범죄단속이 낳은 논쟁은, 브라질과 미국이 추진하는 데이터 기반 공동작전의 의미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단속의 성과와 정당성을 함께 확보하지 못한다면, 강화된 대응 체계도 사회적 동의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