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간학자 윤태경의 '미래와 인간'] ③‘인터스텔라’ 영화처럼 우주여행 해볼까? (1)
[미래인간학자 윤태경의 '미래와 인간'] ③‘인터스텔라’ 영화처럼 우주여행 해볼까? (1)
  • 윤태경 고문
  • 승인 2020.07.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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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경 미래인간학자
윤태경 미래인간학자

 

화성도 아직 못 갔다

인터스텔라 영화 속의 인간은 웜홀을 통해 블랙홀까지 여행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영화일 뿐이다. 인류는 달에는 갔지만, 화성은 아직 못 갔다. 화성은 지구 바로 옆 행성이다. 화성도 지구처럼 공전한다. 화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인 근일점일 경우 거리는 5,600만km다.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원일점일 경우는 4억km 정도다. 평균 거리는 약 2억㎞가 넘는다. 지구와 태양까지의 거리가 1억5천만km니까 지구와 화성 간 평균 거리가 더 멀다. 두 개 행성 모두가 각자의 궤도에 따라 공전하기 때문이다.

영화 인터스텔라

화성이 지구와 가장 근접하게 될 때 도착할 수 있도록 출발해야 최단 거리로 가게 되고 시간도 절약할 수가 있다. 최단 거리로 화성에 간다면 약 6개월 정도 걸린다. 보통의 탐사선이라면 약 10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유인 우주선이 화성을 최단 거리로 다녀오려면 12개월만 걸리는 것이 아니다. 세배 이상인 38개월이나 걸린다. 지구와 공전주기가 다른 회합주기 때문이다. 회합주기란, 지구와 화성이 천구상의 같은 위치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화성에 착륙한 뒤 탐사할 동안 화성은 지구 반대편에 가 있다. 화성은 지구보다 더 먼 궤도에서 느리게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왼쪽에 있는 화성은 지구보다 먼 궤도에서 공전하고 있다. 그림처럼 화성과 지구가 정반대위치에 있게 되면 같은 위치에 올 때까지 2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NASA 제공
그림 왼쪽에 있는 화성은 지구보다 먼 궤도에서 공전하고 있다. 그림처럼 화성과 지구가 정반대위치에 있게 되면 같은 위치에 올 때까지 2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NASA 제공

지구와 화성이 다시 가깝게 만나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이 시간이 무려 26개월이다. 따라서 화성까지 가는데 6개월, 회합주기를 기다리는데 26개월, 오는데 6개월 해서 총 38개월 걸린다. 우주선이 지구 중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가 보는 우주선이 큰 것은 연료통 때문이다. 우주선 자체는 크지 않다. 화성 여행 시에는 연료뿐만 아니라 우주비행사의 3년분의 식수, 음식물, 호흡할 공기도 담아야 한다. 간단한 무게가 아니다. 이를 고려하여 우주선을 제작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3년간의 우주여행 기간 우주비행사의 생명유지장치도 고장 나지 않고 정상 가동되어야 한다. 다녀왔다고 지상에서 바로 생활할 수가 없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분의 1 정도다. 입원을 통해 일정 기간 중력적응절차가 필요하다. 무중력 상태에서 1년 이상 우주여행을 하면 칼슘이 빠져나가 뼈가 많이 약화 된다. 우주비행사의 건강보존도 문제다. 달 착륙 50년이 넘도록 그래서 그동안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낼 수가 없었다. 어떻든 나사는 2030년대쯤 되어서야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지구 바로 옆 행성인 화성에도 발을 딛지 못했는데, 인류는 언제쯤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우주(인터스텔라)를 여행할 수 있을까? 2014년 상영된 인터스텔라 영화에는 토성 인근에서 발견된 웜홀을 이용해 다른 우주를 탐험하는 내용이 나온다. 블랙홀 인근의 행성을 탐험하는 내용이 긴박감 있게 소개된다. 영화처럼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인터스텔라 웜홀, 가능한 것인가

A4 종이의 한쪽 끝이 서울이고 반대쪽이 부산이라고 가정해보자. 서울과 부산을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부산 쪽의 종이 부분을 접어서 서울 쪽에 이어 붙이고 그 접점에 구멍을 뚫는다. 그렇게 뚫린 구멍을 통하면 서울과 부산을 이론적으로는 가장 빨리 갈 수가 있다. 서울 쪽을 접어 부산에 붙여도 같은 결과다.

공간을 접어 구멍을 뚫으면 우주 먼 거리도 여행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웜홀(Wormhole)이다. 벌레는 사과의 표면보다 이미 파먹고 난 구멍을 통해서 가면 반대쪽에 더 빠르게 도달한다. 웜홀을 이용하면 이론적으로 빨리 반대쪽 우주에 도착할 수 있다고 보는,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공간이다. 벌레가 만들어 낸 구멍, 웜홀은 그렇게 해서 우주 용어가 되었다.

웜홀 모형 (출처: Wikimedia Commons)
웜홀 모형 (출처: Wikimedia Commons)

영화 속에선 미래의 인간이나 외계인이 웜홀을 만들어 놓았다고 가정한다. 현재의 인류가 아닌 미래의 그 누군가가, 혹은 외계인이 만들어 놓은 곳을 현재의 인간이 이용한다는 발상이다. 생각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현실에서 이뤄지는 것이 너무 어렵고 혹은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해결되었다고 전제한다. 그 전제하에 벌어지는 상황을 묘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상상만 하면 되니까.

인터스텔라는 영화니까 그렇게 상상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 속 우주는 다르다. 설령 웜홀이 있다고 해도 웜홀까지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웜홀은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 있을 텐데, 블랙홀 주변 온도만 해도 10억˚ C가 넘는다. 우리 태양의 겉 온도가 6천˚ C, 중심 온도라 해도 약 1.500만˚ C다. 블랙홀은 10억˚ C 이상이다.

태양과는 비교도 안 된다. 게다가 광속으로 회전한다. 또한, 블랙홀의 기조력과 극한의 중력으로 인해 블랙홀 주변의 물체는 한없이 늘어나고 으깨어진다. 우주선이든 인간이든 부근에 갈 수조차 없다. 간다고 해도 형체조차 찾을 수 없다.

블랙홀 (픽사베이 제공)
블랙홀 (픽사베이 제공)

인간의 우주 탐사 능력으로는 영화 같은 인터스텔라 여행은 꿈에서나 가능하다. 영화 속 상상을 훼손하자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백, 수천 년 후 있을지도 모르는 미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 속 한계를 인식하면서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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