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간학자 윤태경의 '미래와 인간'] ②태양계는 태양이다
[미래인간학자 윤태경의 '미래와 인간'] ②태양계는 태양이다
  • 윤태경 고문
  • 승인 2020.07.2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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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경 미래인간학자
윤태경 미래인간학자

 

한 쪽짜리 태양계 모형은 잘못 그린 것이다

태양계는 태양을 중심으로 수성, 지구, 목성, 해왕성 등 8개의 행성과 그 위성들, 왜소행성, 수백만 개 이상의 소행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태양에서 나온 태양풍 입자들이 행성 간 빈 곳을 채우고 있다.

태양처럼 스스로 타서 빛을 내는 천체를 별이라고 부른다. 태양이 1초 동안 발산하는 태양에너지는 전 인류가 100만 년을 쓰고도 남을 정도다. 태양은 태양계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다. 지구-태양 간 거리는 약 1억5천만km(1AU)다. 빛은 1초에 30만km를 간다. 따라서 태양 빛이 지구에 도달하려면 8분 19초가 걸린다. 우리가 보는 태양은 8분 19초 전의 태양이다.

태양의 부피는 지구의 100만 배 크기다. 태양 안에 지구가 100만 개 들어간다는 말이다. 질량은 태양계 전체 질량의 약 99.86%를 차지한다. 태양계는 곧 태양이다. 목성이니 토성이니 하는 나머지 0.14%는 그냥 부스러기일 뿐이다. 태양에 비하면 지구는 트랙터 바퀴에 붙어있는 작은 티눈 하나도 못 된다. 명왕성에서 보면 작은 티끌이다. 그 작은 티눈과 티끌 위에 70억 인류가 살고 있다.

질량이 아닌 크기 비교를 해보면 지구의 왜소한 위상은 더욱더 실감 난다.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태양계 모형은 사실과 다르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페이지에 그려 넣었을 뿐이다. 정확한 거리를 반영한 축소도형으로 만들면 태양부터 해왕성까지는 한 페이지가 아니라 수백 페이지가 된다. 행성과 행성 사이는 대부분 빈 페이지가 될 것이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태양계 모형사진이다. 크기는 제대로 반영되었으나 거리는 아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장에 그려 넣었을 뿐이다. NASA 제공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태양계 모형사진이다. 크기는 제대로 반영되었으나 거리는 아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장에 그려 넣었을 뿐이다. NASA 제공

공룡을 멸종시켰던 소행성은 지구엔 언제나 위험 물질이다. 2020년 5월 22일 지름 1Km 남짓 되는 소행성이 지구를 비켜 갔다며 안도하는 기사가 났다.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만 수백만 개가 넘는다. 그런데도 지구와 충돌 가능성은 희박하다. 달에서 지구를 보면 ‘푸른 콩’ 정도의 크기로 보인다. 명왕성에서 지구를 보면 ‘창백한 푸른 점’으로 보인다.

태양계는 엄청나게 큰 공간이라 ‘콩’이나 ‘먼지’ 크기의 지구가, 먼지의 먼지만도 못한 크기인 소행성과 충돌할 가능성은 당분간은 거의 없다. 이번에 날아온 지름 1km 소행성은 지구-달거리의 16배인 615만Km를 지구와 비켜서 지나간 것이다. 소행성 600만 개가 일렬횡대로 동시에 날아온다면 그때는 지구와 충돌할 것이다. 그런데도 전 세계는 지구에 근접한 소행성이라며 예의주시했다. 지구와 충돌 시 큰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여의도 3.5배 땅 위에서 사발면 하나가 태양 크기

2019년 11월 나사는 “보이저 2호가 2018년 11월 5일 헬리오포즈(Heliopause·태양권계면)를 넘어서서 인터스텔라(성간우주)에 진입했다”라고 밝혔다. 헬리오포즈는 태양풍(solar wind)이 성간 매질(interstellar medium) 때문에 더는 외부로 나가지 못하고 막히는 지점이다. 이렇게 보면 태양계의 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사 연구팀은 보이저 2호가 관측한 헬리오포즈는 끝이 좁은 모양을 한 ‘뭉툭한 탄환(a blunt bullet)’처럼 생겼다고 묘사했다. 즉, 태양계의 끝은 탄환의 끝과 비슷한 모양이라는 이야기이다.

보이저 1.2호의 위치가 보인다. 보이저호 바로 앞쪽 푸른 색깔의 ‘뭉툭한 탄환(a blunt bullet)’처럼 보이는 경계선이 헬리오포즈(Heliopause·태양권계면)다. 태양풍은 여기까지만 도달한다. 좁은 의미의 태양계의 끝이다. NASA 제공
보이저 1.2호의 위치가 보인다. 보이저호 바로 앞쪽 푸른 색깔의 ‘뭉툭한 탄환(a blunt bullet)’처럼 보이는 경계선이 헬리오포즈(Heliopause·태양권계면)다. 태양풍은 여기까지만 도달한다. 좁은 의미의 태양계의 끝이다. NASA 제공

보이저 1호는 2012년 8월, 122.6 AU에서, 보이저2호는 2018년 11월 5일, 119.7AU에서 각각 헬리오포즈에 도달했다. 태양에서 헬리오포즈까지 거리는 평균 120AU(180억km) 다.

태양풍의 도달거리를 태양계로 본다면 보이저호는 태양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래 그림처럼 태양 중력이 미치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1)' 까지를 태양계로 본다면, 태양계 끝까지는 앞으로 2만 년 이상을 더 가야 한다.

지구 쪽에 숫자 ‘1’은 태양과 지구와의 거리 1AU를 나타낸다. 회색으로 표기된 오르트 구름의 폭은 1,000~100,000AU다. 한 장에 표시하려다 보니, 100,000AU 거리가 100AU보다 좁게 그려졌다. 오르트 구름(Oort cloud) 뒤쪽에 있는 별이 ‘알파 센타우리’(α Centauri)다.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별로써 4.3광년 거리에 있다. NASA 제공
지구 쪽에 숫자 ‘1’은 태양과 지구와의 거리 1AU를 나타낸다. 회색으로 표기된 오르트 구름의 폭은 1,000~100,000AU다. 한 장에 표시하려다 보니, 100,000AU 거리가 100AU보다 좁게 그려졌다. 오르트 구름(Oort cloud) 뒤쪽에 있는 별이 ‘알파 센타우리’(α Centauri)다.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별로써 4.3광년 거리에 있다. NASA 제공

태양계의 크기는 기준점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천문학적인 규모 차이를 보인다.2)

태양풍 영향권인 헬리오포즈까지를 태양계 크기로 보고 규모를 가늠해보자.

이해의 편의를 위해 100억분의 1로 축소해보면

❶ 태양은 14cm, 사발면 크기다

❷ 지구는 1.2mm, 모래알 크기다

❸ 목성은 1.4cm, 작은 구슬 크기다

❹ 지구와 태양 간 거리는 15m가 된다

❺ 태양과 명왕성 간 거리는 600m가 된다

➏ 태양과 헬리오포즈까지 거리는 1.8km가 된다

헬리오포즈까지가 태양계에 속하므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뒤 100억분의 1로 축소하면 태양계 크기는 대략 10km²다. 알기 쉽게 여의도 면적과 비교해보자. 하천이나 둔치를 제외한 제방 안쪽 여의도 면적이 2.9km²다. 100억분의 1로 축소한 태양계는 대략 여의도 면적 3.5배 크기다. 여의도를 3.5개 합쳐 놓은 넓은 공간에 사발면 하나, 작은 구슬 하나, 모래알 한 개가 흩어져 있는 것이다. 태양계에 놓여 있는 태양과 목성, 지구의 모습이다.

여의도의 3.5배 넓은 땅에서 사발면(태양)을 찾을 수 있을까? 찾기 힘들 것이다. 작은 구슬(목성)은? 더더욱 찾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모래알(지구)은? 찾을 엄두도 못 낼 것이다.

앞서 보았던 ‘창백한 푸른 점’은 명왕성 정도 되는 거리 40AU에서 찍은 지구 모습이다. 태양풍 영향권을 기준으로 삼은 태양계 끝은 보이저호가 도달한 120AU다. 명왕성 거리 40AU보다 3배 더 멀리 있다. 여기서 보면 티끌처럼 보이던 지구도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만약 태양풍이 아니라 태양 중력권인 ‘오르트 구름’까지를 태양계로 본다면 또 지구는 어떻게 보이겠는가. 인간의 능력으로 지구에서 ‘오르트 구름’까지의 거리, ‘오르트 구름’의 규모 등은 파악할 수가 없다. 대략 추정하는 정도에 불과한데, 지구에서 ‘오르트 구름’을 통과할 때까지 거리를 대략 1광년으로 추정한다. 1광년은 9조5천억km다. 6만AU가 넘는다. 40AU니 120AU니 하는 수치들이 어린아이 장난 수준으로 들린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지구는 먼지의 먼지보다 작다. 그 속에서 70억 인류는 살고 있다.

 


1)오르트 구름은 구형 얼음 알갱이 집단을 말한다. 1950년대 장주기 혜성의 기원에 관한 가설을 제안한 네덜란드 천문학자 얀 오르트(Jan Hendrik Oort, 1900~1992)의 이름을 딴 것이다. 

2)태양계의 끝을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는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다. ‘태양풍’과 ‘태양 중력’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따져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태양풍의 영향을 받는 영역은 ‘태양권’ (Heliosphere)이며, 그 끝이 헬리오포즈다. 그러나 태양 중력은 헬리오포즈로부터 한참을 더 지난, 장주기 혜성의 기원인 ‘오르트 구름(Oort cloud)’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직 실체가 직접 확인된 적은 없기에 오르트 구름 끝까지의 거리도 부정확하다. 대략 1광년(9조5천km. 약 63,000AU) 전후로 추정할 뿐이다.

하지만 태양 중력이 ‘미치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까지 거리까지를 태양계로 본다면, 보이저호는 앞으로 2만 년 이상을 더 가야 한다. 보이저호가 40년 넘게 비행한 거리는 겨우 120AU 정도다. 헬리오포즈를 넘은 보이저호가 ‘오르트 구름(Oort cloud)’의 입구까지 도달하려면 300년 걸린다.

장비들이 낡아 보이저호들의 운명은 2024년을 전후해 끝날 것이지만, 장비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보이저호들이 태양계를 벗어나려면 2만 년 이상 더 가야 한다.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한 시점의 네 배의 기간, 지금부터 신석기 시대로 2번 거꾸로 되돌아가는 기간 만큼의 긴 세월이 지나서야 보이저호는 태양계를 벗어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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