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폭발적 발병 가능성 높다
2020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폭발적 발병 가능성 높다
  • 서정향 고문
  • 승인 2020.02.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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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작년 9월, 경기도 파주를 시작으로 경기 북부·강원 인근 지역을 휩쓸고 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잠잠해지나 싶더니 지난 10일경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며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다시 늘어나는 ASF 확진 개체에 농가는 작년의 '살처분 공포'를 떠올리며 불안에 떨고 있다.

비록 국민의 귀에서 소식이 멀어졌을지언정, ASF 확진 개체는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었으며 위기 경보단계는 최고 수준인 ‘심각’을 유지하고 있었다. 농가의 근심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2020년, 2019년 농가를 수심으로 물들인 최악의 돼지 살처분보다 심각한 상황이 다가올 수 있는 국면에 처했다. 이런 위기를 예상하는 이유는 너무도 명백하다.

사진=환경부
사진=환경부

1. ASF 발병의 세계적인 추이

유럽을 예로 들면 겨울철인 11월부터 이듬해 3~4월까지는 바이러스 활성이 주춤한다. 5월, 완연한 봄이 시작되면(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는 서서히 활성을 찾는다. 구제역과는 거의 반대라고 보면 되겠다.

ASF에 오염된 혈액은 동절기 저온 상태에서는 조건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동면을 취하다 활동에 적합한 환경만 맞으면 언제든지 폭발적으로 돼지열병(ASF)을 유발할 수 있다.

 

2. 2019년보다 2020년 ASF가 더욱 만연될 가능성이 있는 이유는?

이전에도 충분히 예상된 가능성이다. 양돈산업에 대재앙이 시작되는 전초전일 수도 있다. 이유를 간단히 분석해 보겠다.

국내 야생멧돼지의 ASF 발병이 민통선에서 대부분 일어난다고 하지만, 작년 11월 이후부터 2020년 1~2월의 동절기 동안 민통선의 경계를 벗어난 민간 산악지역인 연천, 포천 및 강원 산간 지방에서 다수 발생했다. 대부분의 야산이 ASF 바이러스에 오염되어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정부(환경부)에서 수백억을 들여 광역 울타리를 설치해 놓았지만, 야생멧돼지들이 울타리를 뚫고 내려와 ASF에 감염된 멧돼지들이 폐사되거나 포수에게 사살된 경우가 있다.

2020년 2월 현재까지 양돈장에서는 발병되지 않고 야생 멧돼지 사체나 포획한 멧돼지에게서만 양성 판명이 나다 보니, 다소 소홀히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것이 큰 사건으로 전개될 전초전이라는 것을 놓치는 것이다. 민통선 내에서 ASF 감염 사체 처리 규정을 지켰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민통선을 벗어나 경기 북부 및 강원 산간지역에서 사체 및 총기로 포획한 ASF 발병 멧돼지의 경우는 야생멧돼지 포획에 대한 ASF SOP(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본다.

틀림없이 경기 북부 및 강원 산악지역에는 이미 폐사체에 의한 ASF 오염은 물론 ASF에 감염되어 잠복 상태에 있는 야생멧돼지의 포획 과정에서 출혈로 인해 주변이 오염되었을 것이다. 만일 아무런 조치 없이 야생멧돼지를 출혈이 있는 상태로 산간오지에서 차량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면 국내 경기·강원 산악지역은 전부 ASF에 감염된 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작년 처음으로 ASF가 발병했을 때 다양한 방송매체를 포함해 정부 기관 회의 등에서 ASF를 근절한 국가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한 SOP(긴급행동지침)를 준수해야만 된다고 거듭 설명해 드렸다. 그러나 ASF가 여전히 야생 멧돼지에서 만연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수학 공식과 같은 당연한 결과, 자업자득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사진=EPA/BBC뉴스
사진=EPA/BBC뉴스

3. 앞으로의 대응 방안에 대하여

최근 사체 발생 상황을 살펴보자. 광역 울타리 내에서만 현재 169건이 확인되었다고 하지만, 깊은 산속에 얼마나 많은 사체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전체의 약 0.6-1% 미만 정도만 발견되고 있을 뿐, 얼마나 많은 감염 개체가 광역울타리를 벗어났고 발견되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현재까지는 민통선과 민통선을 벗어난 산간지역의 야생 멧돼지에게서만 ASF가 양성으로 판명 났지만, 하절기로 접어드는 5월 중·하순을 기점으로 다시 양돈 농가에 ASF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히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2019년과 마찬가지로 ASF가 다시 일반 양돈장에서 발병하는 순간 ASF 근절을 위해서는 발생한 지역의 돼지를 100% 살처분해야만 한다. 정부의 안일한 방역 실패다. SOP를 철저하게 교육하고 실행하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려웠던가? 야생멧돼지를 잡을 줄만 알았지,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처리 방법을 왜 몰랐단 말인가?

앞으로 정부는 수백억 수천억이 소요되더라도 보상은 물론 철저한 교육과 전문인력에 투자해야만 한다. 2020년 1월 중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 대재앙을 우리도 직접 경험하지 않았는가? 얼마나 공포스러웠나? ASF에 사람도 감염된다고 가정해보자. 흔히 말하는 ‘지구의 종말’이라고 감히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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