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지구상의 150만 종 생물 정보 모은 'DNA 방주' 만든다
10년 내 지구상의 150만 종 생물 정보 모은 'DNA 방주' 만든다
  • 최용환 기자
  • 승인 2020.01.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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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utterstock

[퓨처타임즈=최용환기자] 지난 10년 동안 생명공학 분야의 진보는 의학, 식품, 생태학, 신경과학 분야의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 더 큰 발전을 이루려는 야심을 가지게 되었다. 농작물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더 많은 소출을 거둘 수 있게 되자 더 건강한 농작물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기본적인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복잡한 생각도 읽을 수 있는 더 나은 인터페이스도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가장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분야의 하나는 유전체학이다. 유전체학 분야에서는 빠른 발전만큼 야망도 더욱 빠르게 커져갔다. 해리스 르윈 미국 UC데이비스 석좌교수가 이끄는 지구 바이오게놈 프로젝트(Earth BioGenome Project, EBP)은 지구에서 알려진 모든 진핵생물(Eukaryotes)의 DNA 배열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관한 새로운 내용을 발표했다. 논문에는 미국과 유럽연합·중국·캐나다·브라질·호주 등 세계 각국의 과학자 24명이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기간은 10년이며 예산은 47억 달러이다. 그리고 200페타바이트(페타바이트는 100만 기가바이트를 의미한다)의 디지털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통계 수치는 엄청난 것으로 들리지만 유전자 시퀀싱의 역사와 비교하면 작은 것이다. 최초로 인간 유전자를 시퀀싱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휴먼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를 예를 들어 보면 10년 이상(1990년에서 시작하여 2003년에 완료)의 기간과 27억 달러(오늘날의 48억 달러에 해당)의 예산이 소요되었다. 그로부터 불과 15년 후에 시작되는 지구 바이오게놈 프로젝트는 유전자 배열 비용의 급락을 이용하여 비슷한 시간과 예산을 가지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진핵생물의 유전자를 배열, 분석하여 목록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유전자를 해독할 종의 수는 인간게놈프로젝트의 150만 배나 되지만 한 사람의 유전자 해독 비용이 10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만큼 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진핵생물이란 박테리아와 고세균(archaea, 단세포로 되어 있는 미생물의 종류)을 제외한 DNA를 가진 세포핵이 있는 모든 식물, 동물, 단세포 유기체를 말한다. 코뿔소에서 친칠라, 벼룩, 그리고 더욱 작은 생물에 이르기까지 진핵생물의 종류는 약 1,000만~1,500만 종류로 추정된다. 문서로 만들어진 230만 종 중 인류가 유전자 배열에 성공한 것은 15,000종이며 이들 대부분은 미생물이다.

과학자들이 이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인간 유전자를 연구하는 것에는 분명한 이점이 있었다. 그러나 코뿔소나 벼룩의 DNA를 해독하는 것은 무슨 이점이 있을까? 지구 바이오게놈 프로젝트는 본질적으로 과학자들이 지구상의 알려진 생물에 대한 고해상도 디지털 유전자 스냅 사진을 찍는 일이다. 지구 바이오게놈 프로젝트의 리더 중 한 사람인 진 로빈슨(Gene Robinson)은 ‘미래 세대의 발견을 안내하는 완전한 디지털 생명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위대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진 로빈슨은 일리노이 대학교 유전생물학부의 칼 R, 우즈 연구소(Carl R. Woese Institute) 소장이며 곤충학 교수이다.

휴먼게놈프로젝트의 투자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은 141대 1이었다. 2013년 미국 바텔연구소는 휴먼게놈프로젝트로 미국이 얻은 경제적 가치가 1조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 프로젝트는 오늘날의 저렴해진 유전체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유전체학은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신속하게 발견하고 진단과 치료를 돕게 되었다. 크리스퍼와 같은 새로운 유전자 편집 도구가 등장하여 유전적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수백만 종의 생물을 기반으로 투자수익률을 추론하고 이를 통해 얻은 통찰력에서 오는 이점은 실로 막대할 것이다. 작물에 대한 유전자 연구를 통해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며 병충해나 가혹한 기후에 내성을 가진 식물을 만들고 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의약품을 발견하거나 제조업 또는 에너지 생산에 이용되는 유기체를 만들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역사 속에 묻혀 있는 다양한 종들의 진화 방식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가능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계 생물종에 대한 디지털 유전자은행을 만들게 된다. 유명한 물리학자인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은 2007년에 ‘미래에는 유전자를 설계하는 것이 개인에 의해 이루어지고 그림이나 조각 같은 새로운 형태의 창조적인 예술 형식이 된다. 일부 창조물들은 걸작이 되고 창조자에게 기쁨이 되며 동물군과 식물군에 다양성을 부여하게 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로부터 불과 10년이 지난 지금 공상과학에 가까웠던 그의 생각이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구 바이오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의 합성생물학자들은 지구의 유전자 팔레트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아직은 지구 바이오게놈 프로젝트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자금 조달 문제 외에도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들이 확정되어야 한다. 가장 큰 질문은 과학자들이 어떻게 지구상의 모든 종의 온전한 DNA 샘플을 수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박물관 표본을 일부 사용할 수 있지만 그것들은 고품질 유전자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물체들을 보관하고 있지는 않다. 가장 중요한 샘플의 출처는 글로벌 유전자 다양성 네트워크(Global Genome Biodiversity Network)일 것이다.

진 로빈슨은 ‘유전체학은 과학자들이 신약을 개발하고 재생에너지원을 찾고 증가하는 인구에 식량을 공급하여 환경을 보호하고 인간의 생존과 웰빙을 돕는 방법을 제공해왔다. 지구 바이오게놈 프로젝트는 생명체의 역사와 다양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을 보존하는 방법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지구에 있는 모든 생물의 유전 정보를 완전 해독하겠다는 거대과학 프로젝트가 출범한다. 동물 대신 DNA 정보를 모은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미생물에서 포유류에 이르는 다양한 생물의 유전 정보는 무료로 공개돼 의학과 농업, 기술과 생태계 보전을 위한 귀중한 자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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